『[…] 그러자 부모가 말하길 「아들아, 누구든 승단에 들어가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것이 사문(수행자)을 괴롭히며 해결책이 되지 못할 수 있다」 그가 대답했다: 「오 아버님과 어머님, 분명하게 말씀하신 것과 같지만 누가 숲속의 새들과 나무를 돌봅니까? 야생 동물이 숲속을 홀로 배회하듯 저도 그렇게 속죄하고 절제하며 진리를 닦겠습니다. 큰 숲에서 야생 동물이 나무 밑에서 아파 쓰러지면 누가 치료하겠습니까? 누가 약을 주겠습니까? 누가 건강을 묻겠습니까? 또 누가 음식과 마실 것을 주겠습니까? 건강할 때 야생동물은 먹이와 물을 찾아 숲과 호숫가를 돌아다닙니다. 숲이나 호수에서 먹이를 먹고 물을 마신 후에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야생동물의 습성에 따라 휴식을 취합니다. 마찬가지로 경건한 수도자는 여러 곳을 가고 동물처럼 돌아다니지만 나중에는 더 높은 세계로 올라갑니다.
야생동물이 홀로 여러 곳을 다니고 여러 곳에서 살며 언제나 먹이를 먹듯이 탁발하는 출가자는 얻은 음식을 경시하거나 비난해선 안 됩니다. 이 동물처럼 살겠습니다」 「아들아, 뜻대로 하거라」 부모님 허락을 받고 그는 모든 재산을 버렸다. 「허락하시면 이 동물처럼 살아갈 것이니 이로써 인간의 고통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아들아, 뜻대로 가거라」 부모님께 거듭해 허락을 받은 뒤 그는 어떤 재산에 대해서도 영원히 소유권을 포기했으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았다.
권력과 재산과 친구, 아내, 아들과 친지까지도 그는 마치 발에서 먼지를 털어내듯 다 버리고 떠났다. 다섯 가지 큰 서원을 지키며 행동 규칙인 사미티를 실천했으며 방종을 피하는 규칙인 세 가지 굽티에 보호받았고 그는 정신과 육신의 속죄에 힘썼다. 그에게는 재산이 없었고 이기심도 없었으며 집착도 없었고 자만심도 없었으며 움직이든 움직이지 않든 모든 중생에게 공평했고 탁발의 성공이나 실패에 연연하지 않았으며 행복이나 불행, 삶과 죽음, 비난과 칭찬, 명예나 모욕에 초연했다. […]』